
안녕하세요, 맛집 블로거입니다. 오늘은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전통찻집 '차마루'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내장산 근처에 자리한 이곳은 전통차의 깊은 맛과 아름다운 한옥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 위치 및 첫인상
정읍 내장산국립공원 입구에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차마루는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약간 비탈진 언덕을 올라가면 풍경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한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차마루로 향하는 오솔길은 그 자체로 힐링을 선사하며, 주변의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방문객을 반겨줍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한옥 대문을 지나면, 너른 마당이 펼쳐집니다. 마당 한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봄에는 매화와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저는 초여름에 방문했는데, 마당 곳곳에 피어있는 다양한 야생화들이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 공간 구성 및 분위기
차마루는 약 150년 된 고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전통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안채, 사랑채, 별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안채는 아늑한 온돌방으로 꾸며져 있어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사랑채는 마루 형태로, 창문을 열면 정원과 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사랑채의 툇마루 자리를 선택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를 마시는 경험은 도시의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었습니다.
실내 곳곳에는 오래된 목가구와 도자기, 그리고 차도구들이 진열되어 있어 전통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인장이 직접 수집한 다완(차 그릇)들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 차 메뉴 및 맛

차마루의 메뉴판은 간결하면서도 알찬 구성을 자랑합니다. 주로 우리나라 전통차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계절에 따라 특별 메뉴도 선보입니다.
### 주요 메뉴
- 삼천청상차 (대표 메뉴): 12,000원
- 매실청차: 9,000원
- 오미자차: 10,000원
- 쌍화차: 11,000원
- 생강차: 9,000원
- 계절 특선차: 가격 다양
모든 차는 다기 세트와 함께 제공되며, 대부분 2-3번 우려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초여름이라 '오미자 화청'이라는 계절 특선이 있어 이를 주문했습니다.
### 오미자 화청 (계절 특선)
잘 익은 오미자와 각종 꽃잎을 넣어 만든 이 차는 다섯 가지 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해서 '오미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차는 아름다운 분청사기 다완에 담겨 나왔습니다. 붉은 빛깔의 차가 담긴 다완을 받아들자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습니다. 첫 모금을 입에 머금자 상큼한 산미가 혀끝을 자극하다가, 이내 은은한 단맛이 입 안에 퍼졌습니다. 마지막에는 미세한 쌉싸름함이 남아 깔끔한 뒷맛을 선사했습니다.
이 계절 특선 차는 더운 여름날 갈증을 해소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방문 시기에 딱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 전통 다과
차와 함께 '오쟁이 떡'이라는 전통 다과도 주문했습니다. 다섯 가지 색(흰색, 녹색, 노란색, 분홍색, 검은색)의 작은 떡이 나무 쟁반에 정갈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각 색깔마다 다른 재료(쌀가루, 쑥, 치자, 복숭아 잎, 흑임자)로 만들어져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치자로 물들인 노란 떡은 은은한 꽃향기가 감돌았고, 쑥으로 만든 녹색 떡은 쫄깃한 식감과 함께 봄의 향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적당한 단맛의 이 다과는 오미자차의 새콤달콤한 맛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 서비스 및 특별한 점
차마루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장의 따뜻한 환대와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입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주인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차의 특성과 마시는 방법을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제가 오미자차에 관심을 보이자, 주인장은 오미자의 수확 시기부터 보관법, 그리고 차로 우려내는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두 번째 우림(茶를 두 번째로 우려내는 것)은 첫 번째보다 시간을 조금 더 두고 마셔야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팁도 알려주셨습니다.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정원의 모습을 사진으로 모아둔 앨범이었습니다. 주인장은 20년 동안 이곳을 가꾸며 사계절의 변화를 기록해왔는데, 그 정성과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 주변 볼거리
차마루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 후에는 주변의 다양한 명소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1. **내장산국립공원**: 차마루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내장산은 특히 가을 단풍이 유명합니다.
2. **정읍 구 도심**: 전통시장과 오래된 건축물들이 있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3. **황토현 전적지**: 동학농민운동의 첫 승전지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 총평
- **분위기**: ★★★★★ (5/5)
전통 한옥의 정취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 **차의 맛**: ★★★★☆ (4.5/5)
정성껏 준비된 전통차는 깊은 맛과 향으로 감각을 일깨웁니다.
- **다과**: ★★★★☆ (4/5)
정갈한 플레이팅과 전통의 맛이 살아있는 다과들이 차와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 **서비스**: ★★★★★ (5/5)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과 따뜻한 접대가 방문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 **가격 대비 만족도**: ★★★★☆ (4/5)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정성이 담긴 차, 그리고 전통 공간에서의 경험을 고려하면 가격은 합리적인 편입니다.
## 방문 팁
1. **예약 추천**: 주말이나 단풍철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옷차림**: 한옥 특성상 바닥에 앉아 차를 마시게 되므로, 편안한 옷차림이 좋습니다.
3. **방문 시기**: 각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나 꽃이 피는 봄을 추천합니다.
4. **체류 시간**: 여유롭게 2-3시간 정도 계획하세요. 차를 천천히 음미하고 정원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5. **지불 방법**: 현금과 카드 모두 가능하지만, 간혹 카드 결제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현금을 준비해가는 것도 좋습니다.
## 정보
- **상호명**: 차마루
- **주소**: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산로 390
- **영업시간**: 10:00 - 20:00 (월요일 휴무)
- **전화번호**: 063-123-4567
- **주차**: 가능 (15대)
- **예약**: 권장 (특히 주말)
정읍 차마루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차 문화와 자연, 그리고 건축의 아름다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잠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차 한 잔의 깊은 맛처럼, 차마루에서의 시간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입니다.